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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림하우스 두 번째 이야기’ 표지 |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이하 누림센터)는 누림하우스 3년 차를 맞아 7월 ‘누림하우스 두 번째 이야기’를 발행했다. 경기도 장애인 자립생활주택 사례집 ‘누림하우스 이야기’(2022년 12월 발행) 이후 1년 반 만이다.
‘누림하우스 두 번째 이야기’는 누림센터에서 근무 중인 사회복지사 5명의 경험을 모아 20년 차 사회복지사(40대, 기혼 여성)의 이야기로 풀어낸 에세이 형식의 책이다. 누림하우스에서 자립을 준비 중이거나 누림하우스 퇴거 후 지역사회에서 자립해 살아가고 있는 발달장애인 11명과 그들을 지원하는 활동지원사 및 사회복지사들의 일상을 담고 있다. 책 속 이야기는 모두 실재했던 일들이며, 당사자의 동의를 얻은 후 가명을 사용했다.
발달장애인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몇 년 전부터 장애인식개선 교육이 법정 의무교육으로 실시되고 있고, 여러 매체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아름답고 유쾌하게 그려 낸다. 그러나 비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장애인을 접할 기회는 여전히 드물다. 가장 큰 이유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분리돼 살아가는 구조를 들 수 있다. 정치·경제·교육·사회·문화 거의 대부분의 체제에서 발달장애인의 참여는 어려움을 겪는다.
시설이 아닌 가정 내 돌봄을 받고 있는 경우에도 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으로 들어오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역사회가 비장애인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데다 지역사회 내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가 부족하고, 가족의 돌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연고자거나 가족이 있어도 돌봄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면 지역사회로의 안착은 현실적으로 더욱 힘들다.
이 같은 상황에서 ‘누림하우스 두 번째 이야기’는 안타까운 현실에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 마련을 위한 적극적 논의를 요청하기보다는 담담히 ‘누림하우스’의 모습을 보여 준다. 직장을 다니고, 내 집 마련을 위해 꾸준히 청약을 붓고, 연애와 결혼을 꿈꾸며, 건강을 위해 체중 감량을 하는 발달장애인의 모습에서 그들이 비장애인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게 한다. 또한 법률, 의료, 경제 등 각 분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입주인 개인에게 필요한 지원을 찾고 적절하게 연결하는 사회복지사의 모습에서 발달장애인에게 필요한 돌봄의 내용을 짐작하게 한다.
이를 통해 전하려는 것은 사회 인식의 변화와 돌봄의 중요성이다. 먼저 발달장애인이 한 사람으로서 갖는 권리를 인정하고 그들을 독립적인 존재로서 존중해야 한다. 더불어 공공과 민간 자원이 모두 확보되고, 개인의 필요에 따른 서비스를 찾아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발달장애인도 지역사회 안에서 평범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누림하우스가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로 참여한 한 사회복지사는 프롤로그에서 누군가의 삶을 지원하는 일은 여러모로 쉽지 않지만 가치 있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말은 곧 그 가치 있는 일에 동참하자는 권유이자 초대인 동시에 사회적 편견과 한계 가운데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이들을 향한 응원이고 위로다.
‘장애’가 아닌 ‘사람’에게 집중한다는 점에서 누림하우스는 ‘효율’과 거리가 멀다. 이러한 누림하우스의 이야기가 좁게는 발달장애인을 지원하고 있는 이들에게, 넓게는 지역사회를 이루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돌봄’의 책임과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새롭게 생각해 보게 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누림하우스 두 번째 이야기’는 누림센터 홈페이지(www.ggnurim.or.kr)에서 E-book으로 읽어볼 수 있으며, 관련 문의는 누림센터에 유선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