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삼복(三伏)더위가 시작되는 초복(15일)을 앞두고 삼계탕의 우수성과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한 이색 삼계탕을 소개했다.
땀을 많이 흘리고 체력 소모가 많은 삼복 시기에는 몸의 수분과 무기질이 빠져나가 소화 기능이 떨어지기 쉽다. 이때 오장육부를 따뜻하게 하는 음식을 먹으면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되는데, 대표적인 보양식이 바로 ‘삼계탕’이다.
삼계탕은 20세기 전후 근대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록을 보면 그 이전부터 즐겨온 친숙한 음식임을 알 수 있다. 19세기 말 조리서 ‘시의전서’에 연계탕 조리 방법이 소개됐고, 1934년 발간된 ‘조선요리제법’에는 연계 백숙에 인삼 가루를 넣는 요리법이 담겨 있다.
- 시의전서(是議全書) : 1800년대 말 작자 미상의 조선 음식 조리서, 현존하는 것은 1919년 상주군수 심환진이 필사한 것으로 422가지 음식을 소개.
최근에는 조선 초기부터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즐겼다는 견해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이 올해 발간한 ‘한국음식문화사’에 따르면, 조선시대 의관 전순의가 쓴 ‘식료찬요’* “출산 후 몸이 허하고 야위었을 때 멥쌀 반 되와 양념을 넣어 버무린 다음 닭 속에 넣고 삶는다. 이어 배를 갈라 백합(나리)과 밥을 취하고….”라는 기록이 있다.
- 식료찬요 (食療纂要) : 1460년(세조 6년) 조선시대 의관 전순의가 쓴 음식 치료 처방서
또한, 삼계탕은 고기가 귀하던 시절 ‘계삼탕(鷄蔘湯)’이라고 불렸으나, 지금은 삼(蔘)을 더 귀하게 여기는 인식이 우세해지면서 ‘삼계탕’으로 정착했다.
삼계탕 주재료인 닭고기에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여기에 인삼, 마늘, 대추, 밤 등을 넣어 삶아 먹으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흔히 생닭에 인삼을 포함한 각종 약재와 찹쌀을 넣고 푹 삶는 게 일반적이지만, 첨가 재료와 조리 방법에 따라 각양각색 삼계탕을 즐길 수 있다. 농촌진흥청 추천 이색 삼계탕 세 가지를 소개한다.
- 누룽지삼계탕= 삼계탕에 쌀 누룽지를 추가해 구수한 맛을 더했다. 찹쌀 누룽지로 대체해도 좋다. 온 가족이 부담 없고 든든하게 즐길 수 있다.
- 닭 비단스프= 찹쌀과 닭살을 곱게 갈아 비단처럼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는 닭 스프이다. 소화 기능을 원활하게 해 어린아이와 노약자 영양식이나 병후 회복식으로 적합하다.
- 냉삼계탕= 닭을 삶아 잘게 찢은 살코기에 콩과 견과류 간 콩물을 부어 고소함을 더한 차가운 삼계탕이다. 기호에 따라 식초를 첨가하면 상큼한 맛이 잘 어우러진다.
한편, 우리 전통 건강식인 삼계탕은 케이(K)-푸드 바람에 힘입어 유럽인들의 입맛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국내산 삼계탕을 포함한 열처리 가금육 제품이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에 수출하는 길이 열렸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 김시동 소장은 “영양이 풍부한 닭고기는 삼복더위에 안성맞춤인 식재료이다. 색다른 삼계탕으로 입맛을 돋우고 건강도 챙기는 여름을 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