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 억지주장부터 폭언, 욕설과 성희롱까지 감정노동자의 대표 직종인 콜센터상담사의 악성‧강성 민원에 대한 대응방법과 노동자 보호 가이드라인을 담은 매뉴얼이 발간된다.
실제 콜센터상담사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태를 파악해 민원 유형과 강도별 대응방법을 스크립트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휴식·심리상담은 물론 정신적‧물질적 피해 발생 시 법적구제 방안도 소개한다.
감정노동은 사람을 직·간접적으로 대하는 업무수행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고 실제 느끼는 감정과 다른 특정 감정을 표현하도록 업무상‧조직상 요구되는 근로형태를 말한다.
서울특별시 120다산콜재단(이사장 이이재)은 공공·민간콜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악·강성민원 대응 매뉴얼북」을 개발해 12월 중 배포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적으로 총 30만여 명 정도가 콜센터에 종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피해예방을 위한 스탠더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20다산콜재단은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2007년 9월 ‘서울시 민원을 전화 한 통화로 해결’한다는 목표로 출범했다.
이번에 발간될 매뉴얼은 민원 유형을 크게 ‘불쾌·불안 감정유발’, ‘비협조’, ‘민원 오용’, ‘민원 남용’의 4가지 형태로 나누고 ▲성희롱 ▲욕설·폭언 ▲ 협박·위협 ▲ 말꼬리·트집 ▲ 과도한 보상요구 ▲ 억지주장 ▲ 하소연 ▲ 장난·거짓민원 ▲장시간 통화 등 17개 상황으로 세분화해 각각 대응할 수 있는 스크립트를 제공한다.
그동안 일반적인 괴롭힘이나 악·강성 민원으로 분류됐던 성희롱, 폭언 등 외에도 반말·짜증·고성, 말꼬리·트집, 개인정보수집거부. 무리한 요구 등 최근 자주 발생하는 민원에 대한 대응방법도 포함시킨 것이 특징.
예를 들어 위협·협박통화에 대해선 1차적으로 욕설·위협시 상담 진행이 어렵고 향후 전화상담이 제한될 수 있으며 차분하게 상담해 달라고 공지하고 지속시엔 2차적으로 상담사에게 수치심이나 혐오감·공포감·불안감 등을 유발해 정상적 상담이 어려워 통화를 종료하며 향후 전화상담이 제한될 수 있음을 전달한다. 또한 성희롱, 욕설, 협박, 위계에 의한 강요, 업무방해 시 관련법에 의해 처벌될 수 있다 경고하는 방식이다.
장시간 통화 민원에 대해선 1차적으로 다수 고객에 대한 평등한 상담제공을 위해 1회 통화시간 제한과 남은 상담시간을 알려주며 협조를 구하고, 2차는 통화시간 재공지, 3차는 종료 양해 멘트 후 전화를 끊는 내용이다.
감정피해 예방 및 회복방안도 담았다. 먼저 피해예방을 위해 통화전 ARS 대기시간 안내, 감성 연결음 및 녹음 공지부터 강성민원이 많은 주요 응대분야에 대한 AI상담시스템 우선 도입, ARS 경고멘트 송출 등의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감정피해 회복을 위한 강제 휴게 및 프로그램 등을 소개하고 신체적‧물질적 법적 구제 방안도 알려준다.
이번 매뉴얼 제작은 법률·의료분야 전문가 자문과 정부·지자체의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제도 분석은 물론 실제 콜센터상담사들이 겪었던 민원 유형과 개선 요구사항을 담아 실효성 있게 제작된 것이 가장큰 특징이다.
이를 위해 국내 18개 콜센터(민간8, 공공10) 소속 상담사 1,1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악·강성민원 대응 매뉴얼북은 12월 중 120다산콜 재단 누리집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한편, 120다산콜재단은 오는 20일(수) 14시,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2024 감정노동자 보호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번 컨퍼런스는 감정노동자의 감정피해 현황, 감정보호 대책방안, 소통 등 총 3개 세션으로 진행되며 감정노동자의 피해 현황 공유와 근로환경·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다. 또한, 이날 컨퍼런스 행사에 앞서 전국 광역자치단체 콜센터 협의체 발족식도 진행한다.
각 세션 주제발표에는 국민권익위원회 조덕현 고충민원심의관,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안충근 센터장,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권순찬 교수, 법무법인 우성 김민정 변호사, 노동일터연구소 감동 이정훈 대표이사가 연사로 참여한다.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120다산콜센터 (02-3278-5740)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이재 120다산콜재단 이사장은 “감정노동의 대표직종인 콜센터상담사에 대한 노동 권리와 복지를 위해 민간과 공공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개발‧배포 예정”이라며 “아울러 감정노동자 보호와 사회인식 변화를 위한 컨퍼런스를 개최해 시민들의 인식개선은 물론 상담사들의 감정피해 예방부터 사후 관리방안까지 체계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