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여성 A씨는 체중 감량을 위해 식욕억제제 펜터민을 처방받아 복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약효는 떨어지고 식욕이 폭발해 복용량은 늘어났다. 약을 끊으면 우울감과 집중력 저하가 나타나 다시 약에 의존하게 됐고, 결국 환청과 피해망상 등 정신병적 증상으로 응급 입원 치료까지 받았다. 치료 후에도 처방받던 의원 앞을 지날 때마다 강한 약물 갈망을 느꼈다. 전문가들은 의료용 마약류는 처방을 통해 반복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 오히려 단약이 더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서울시가 활용 중인 마약 예방교육 영상에 등장하는 사례다. 마약은 더 이상 영화나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단지와 도심 한복판에서 마약류 투약이 의심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사례까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시민 불안도 커지고 있다.
과거 음성적인 공간에서 이뤄지던 마약 범죄가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고 생활권 가까이에서 발생하면서 마약 문제는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현실적인 위험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6월 26일 마약퇴치의 날을 맞아 서울시청 광장에서 시민 참여형 캠페인과 예방교육을 연계한 「마약에 만약은 없다」 예방주간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마약 퇴치의 날은 1987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회의를 계기로 UN이 지정한 날이다.
최근 국제사회는 펜타닐 등 합성 오피오이드 확산, 신종 마약류 증가, SNS 기반 거래 활성화, 청소년 노출 증가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고 예방과 치료 중심의 대응을 강화하는 추세다.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이어진 캠페인엔 ▴용산경찰서 ▴중구약사회 ▴강남·강북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서울시마약관리센터 ▴서울청년서포터즈 등 관계기관도 참여하며 마약 예방 문화 확산에 힘을 모았다.
현장에서는 마약류의 위험성과 올바른 의약품 사용법을 알리고, 약물 위험 체험과 퀴즈, 예방 다짐 작성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한, 상담·치료·재활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지원체계를 안내하고, 시민이 필요한 도움을 즉시 연결받을 수 있도록 서울시 소재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서울시마약관리센터 지역사회 자원을 함께 소개해 필요한 도움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27일엔 강동구 소재 아동양육시설 ‘명진들꽃사랑마을’에서, 28일에는 서울시 마약대응팀 주도로 온라인 접근, 또래 권유 등 청소년이 마주칠 수 있는 위험 상황별 대처 방법을 생동감 있게 교육했다. 교육에는 실제 마약 수사 현장에서 36년간 근무한 전직 마약수사관 김대규 교수가 참여해 온라인 접근, 또래 권유 등 청소년이 실제 마주할 수 있는 상황별 대응 방법과 마약 권유를 거절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전달했다.
특히 실제 사례 중심의 실질적인 교육 내용에 대해 학부모들의 호응이 높았다. 이후 “청소년들이 실제로 위험 상황을 마주했을 때 가장 중요한 대응 원칙은 무엇인지”라는 질문에 대해 김 교수는, 즉각적인 거절 의사 표현과 상황에서 벗어나는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부스를 방문한 시민들은 “최근 ‘마약왕’ 관련 뉴스에 자주 출연한 마약 수사 전문가 김대규 교수의 교육을 아이와 함께 직접 들을 수 있어 뜻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간한 「ENGAGE: Evidence-Based Strategies to Prevent Youth Substance Use」에 따르면 청소년 약물 예방은 단순히 마약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 보다 또래 관계, 문제 해결 능력, 자기 통제력, 학교 소속감 등 보호 요인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때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러한 국제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교사·약사·중독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체험형 예방교육과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서울 소재 22개교 포함 전국 61개 대학에 신입생 대상 마약 예방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다이어트약 및 대마 등 젊은 층에서 소비되기 쉬운 마약류에 대한 비교과 예방 교육을 서울 소재 28개교 포함 전국 92개 대학에 제공했다.
비교과 예방 교육 영상을 시청한 대학생들은 “다이어트는 의지만으로 실천하기 어려워 약물의 도움을 고민하기도 하는데, 식욕억제제의 위험성을 알게 되어 유익했다”고 평가하였다.
또한 “마약류 분야 전문가와 치료회복 당사자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접할 수 있어 교육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마약류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와 함께 CCTV를 활용한 24시간 감시체계 운영, 서울시 마약관리센터와 동행의원을 통한 검사·치료·재활 지원 등 예방부터 회복까지 아우르는 통합 대응체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조영창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최근 마약 문제는 더 이상 특정 계층만의 문제가 아닌 시민 일상을 파고드는 현실적인 위협”이라며 “서울시는 예방교육과 단속, 치료와 회복 지원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대응체계를 지속 강화해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마약 안전 도시 서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