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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아동 훈육 방식, ‘아차’하는 순간 아동학대 된다



아동학대로 문제 되었던 사건 몇 가지를 살펴보자.

‣ (사례 A) 교사가 피해 아동(초3)에게 “00이는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아. 저쪽에서 학교 다닌 거 맞아? 공부 시간에 책 넘기는 것도 안 배웠어. 학습 훈련이 전혀 안 되어 있어. 1・2학년 때 공부 안 하고 왔다 갔다만 했나 봐”라고 발언함

‣ (사례 B) 피해 아동(3세)이 양치하던 중 소리를 질렀다는 이유로 화가 난 친부가 손으로 피해 아동의 왼쪽 뺨 부위를 1회 때림

‣ (사례 C) 피해 아동(11세)이 보육원에 가겠다고 길바닥에 누워 발버둥 치자, 친부가 피해 아동의 팔을 잡고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 피해 아동의 등을 손바닥으로 1~2회 때리고 차 안에서 2~3대 밀 듯이 때리고, 차 안에서 피해 아동의 양어깨를 잡고 흔듦

 
위 사례를 처음 본 사람이라면 어떤 것이 아동학대이고 어떤 것이 정당한 행위인지 쉽게 판단하지 못할 것이다.

‣ (사례 A) 공개된 교실에서 여러 명의 동급생이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고, 발언이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점을 고려하면, 교사의 행위는 피해 아동에게 상당한 모멸감 내지 수치심을 줄 수 있음(서울동부지법 2019노424)

‣ (사례 B) 피고인은 피해 아동의 친부로서 피해 아동을 양육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음에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피해 아동을 때리는 신체적 학대 행위를 하거나 정서적 학대 행위를 저질렀음(창원지법 진주지원 2023고정43, 2023고단1184)

‣ (사례 C) 피해 아동이 정차한 차에서 뛰어 내리고, 차 안에서 발버둥 치는 피해 아동을 어떻게든 다시 집으로 데리고 가야 하는 상황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신체적 학대로 인정하기 어렵고, 설령 신체적 학대라고 하더라도 훈육의 의사로 이루어진 사회 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함(의정부지법 2018고합53, 서울고법 2019노2831)

아동에 대한 훈육 허용 기준은 시간이 지날수록 엄격해지고 있다. 2011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교사의 체벌 금지를 명시하였고, 2021년 민법상 징계권이 삭제되는 등 아동학대 여지를 제공할 수 있는 행위들이 단계적으로 금지되고 있다.

특히 2020년 양천서 아동학대(일명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계속 증가하여 ’20년 16,149건이던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23년 28,292건으로 75%가 증가하였고, 가정 내 아동학대 사건처리 건수도 2020년 4,538건에서 2023년 10,554건으로, 집단 보육 시설 아동학대도 2020년 571건에서 2023년 1,394건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서이초 교사 자살 사건 등 교권 하락 관련 사건들과 부모의 일반적인 훈육행위도 아동이 신고하여 경찰이 출동하는 문제점 등이 나타나고 있어 정당한 훈육 활동을 어디까지 보장해야 하는지 문제 된다.

아동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 사용된 정당하다고 생각했던 훈육방식들이 의도와 다르게 법에 저촉되는 행위가 될 수 있어, 명확한 기준 확립이 필요하다. 현재 구체적인 범위에 관한 법이나 판례, 사회적 합의 등으로 정해진 것이 부족하여 아동을 양육・교육하고, 학대행위를 수사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국가수사본부에서는 이러한 문제해결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아동학대 판단 지침을 제작・배포한다. 법원의 유무죄 판결 및 검찰의 불송치, 경찰의 불입건 사례 등 총 172건의 사례들을 15가지 기준으로 분류하고, ▵가정 ▵학교 ▵보육 시설 영역으로 나눠 다양한 상황별 훈육・학대 판단 기준과 수사 착안 사항을 설명해 놓았다.

70여 쪽의 책자 형태로 발간되어 현장 경찰을 비롯한 교육부・복지부・관계시민단체 등에 배포될 예정이며, 그 외에 자료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경찰청 누리집(www.police.go.kr → ‘알림/소식’ → ‘공지사항’)에 들어가 자료를 받아 볼 수 있다.

위 지침서가 아동학대 사건 현장에서 수사 방향을 잡기 어려운 수사관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수사의 전문성을 도모하며, 교사와 부모의 훈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법행위를 미리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위와 관련하여, 한 관계기관 관계자는 “훈육・학대 판단이 모호한 건에 대해 경찰청에서 선제적으로 기준을 제시해줘서 감사하다.”라고 하는 등 관련된 기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경찰청 담당자는 “학대행위는 구체적인 사안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으므로 책자에 나온 행위와 비슷한 유형이라도 실제 학대행위 인정 여부는 다를 수 있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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